TOSS 이승건 대표님 인터뷰

ICISTS는 ‘해야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에 저희 ICISTS가 추구하는 가치를 몸소 실현하고 계신 분들을 여럿 만나고자 합니다. 3000만 다운로드 앱, TOSS를 만드신 이승건 대표님은 스타트업하기 이전 치과의사였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이승건 대표님의 ‘Story’와 전하는 ‘Mentality’ 들어봅시다!

Whatever you do, Be Cra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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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대를 가기 전과, 치대에서의 이승건 대표님의 모습은 어땠나요?

어렸을 적엔 과학과 수학을 엄청 좋아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했고요.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공부가 재미있어 물리학과를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잘 안돼서, 집에 빚이 너무 많아졌고 도저히 물리학과를 갈 수가 없었습니다. 알다시피 물리학과는 유학도 가야하고 하니 이건 정말 어렵겠다 싶었죠. 그래서 결국 ‘돈을 벌자, 그리고 빚을 갚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치대를 갔어요.

치대에서 저는 정말 미친듯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가 되려면 어차피 6년을 해야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어차피 치과의사 될 거고 돈도 벌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너무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는지, 동시에 되게 지루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수익에, 어느 지역에, 이 정도 생활을 하면서 살겠다고 느꼈기 때문인가봐요. 거의 예과 2년동안 집에 들어간 적이 없었고, 맨날 친구네 집에서 자고 다음날 또 놀고 미팅도 많이 다니고 여러 곳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녔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투입하자? 이런거, 하지말자!

그런데 갑자기, 대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너무 잘 되어서 빚을 다 갚게 되어버린 거예요. 그 순간 ‘나 여기 왜 온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레 물리학과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치과의사가 주는 안정감과 제 재능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과감히 선택하지 않고 움츠러들었어요. 그래서 ‘3년을 더 써서 라이선스를 따자.’라는 마음으로 졸업까지 갔고, 졸업하고 나서는 또 ‘수련의 과정을 몇 년 밟자.’ 라는 결정을 하게 돼요.

하지만 지금 제 인생을 보세요. 제 의사면허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 당시 삶을 스스로 되돌아보니, 지난 27년 동안 매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온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 대학교 때는 또 라이선스, 라이선스 따니까 이제 어디 수련했다, 전공했다는 스펙을 마련하기 위해 또 준비하는, 이런걸 반복해 온거죠.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고 투입하자.” 는 그 관성.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치대 선배들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다들 잘 벌고 좋은 집에 살지만, ‘이게 다야?’ 이런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저는 이 시기에 약간 정신적 아노미가 오면서 큰 결정을 내리게 됐어요. 병원을 그만 두겠다. 그리고 의사 안 하겠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처음엔 되게 떨렸어요. 이게 제 인생임에도 엄마한테 허락 맡아야 될 것 같고, 참 웃기죠. 엄마한테 ‘엄마, 나 그만둘게요.’ 라고 말했는데 당연히 설득이 안됐습니다. 맨날 힘들게 인턴 생활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새벽 3~4시에 들어오면 새벽4시부터 3시간 엄마와 얘기하고 이런 생활을 3개월이나 했습니다. 그런데도 설득을 못했고, 그래서 과감하게 선을 긋자 생각하고 사표를 내고 친구가 사는 지방으로 내려가 버렸습니다. 거기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미래를 준비하는 삶으로부터 벗어난 거죠. 이후 군대를 공중보건의로서 외딴 섬으로 가게 되었는데, 섬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별게 다 재미있더라구요. 그러다 보니까 책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읽었습니다. 이 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세상을 알게 되고, 통찰을 갖게 되고, ‘아 세상이란 이런 것이구나.‘ 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봐요.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취향이나 선호나 그런 것들이 여러분이 진짜 원하는게 아닐 수도 있어요. ‘라캉’ 이라는 철학자의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는 말 아실겁니다. 문제는 이게 유아기 때 끝나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때 안 끝난다고 생각해요.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서까지도 엄마 아빠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 대한민국 청년분들은 다들 자기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엄마야. (웃음) 엄마의 취향, 친구들의 취향에 따라 취향이 획일화되고, 나아가 사회가 원하는걸 원하게 되고 사회가 칭찬하는 직업을 원해요. 내 욕망을 욕망 해야 하는데, 내 욕망이 아닌 것들을 어린시절에 유아기 때부터 욕망하게 된다는 거죠. 제가 엄마한테 허락 맡으려 했었던 것도,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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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알아가는 것, 어떻게?

말씀드렸다시피 섬 생활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수 있었어요. 당당히 싫어하는 걸 싫다고 얘기하고 좋아하는 걸 좋다고 얘기하는, 27살에 처음으로, 인생에서 취향이라는게 생긴거죠. 여러분들도 책을 읽고 혼자 생각하고 통찰의 시간을 가지시는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대학생 때가 딱 좋은 것 같아요. 졸업해서 직장 취직하면 휩쓸려서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 충분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알아나가야 합니다.

책 이외에도 2가지 방법이 더 있는데, 하나는 여행입니다. 여행을 다니면 사회적으로 받는 압박감이 사라지잖아요? 어떻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 이런 식으로 무슨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습이 모두 사라지는 그런 여행을 혼자 다니다보면 나와 조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평소에 만날 수 없는, 만나지 않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공통의 관심분야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입니다. 정말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회들을 자주 가지면 알게 돼요. 아 내가 아직 우물안이구나. 그러다 보면 나를 발견하는 느낌이 들 겁니다.

그래서 섬에서 알게 된 저는 어떤 사람이었냐면 돈에 그렇게 큰 행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한달에 10만원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잘 보이는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해지는 것도 제게는 중요한 게 아니었고 안정적인 삶도 중요한 게 것도 아니었고, 치과의사는 절대 아니었죠. 심지어 ‘나는 가족을 이뤄서 사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구나’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는 ‘꿈’을 이루면서 살아가는게 행복한 사람이구나. 난 꿈을 꾸면서 살래. 지금 굶어죽더라도. 나는 꿈쟁이네 꿈쟁이...’ 이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순간부터는 무조건 내 꿈과 해당되는 일만 할래. 굶어죽더라도. 길바닥에 앉아 거지가 되더라도.’ 이렇게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관련 없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게 되고 점점 같이 꿈을 꾸는 사람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다 공명심도 커서 ‘나는 되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그런 꿈이 있었습니다. 섬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으면서 특히 역사책을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정치인이 되서 세상을 바꾸는 건 다소 제한적이고, 기술이 가장 큰 영향력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이 사람들을 자유롭게 한다고 생각했고,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기술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욕망이 생긴 겁니다. 그런 강한 욕망이 지금의 저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끈기는 동기로부터, 속력은 방향으로부터!

근데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게 되게 어렵고 힘든 일이거든요. 저는 인생이 2가지 단계,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는 것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유혹, 부모님과 사회의 회유와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이뤄낼 때까지 그걸 하면 돼요. 근데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엄청 어렵고, 좋아하는 거를 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저를 봐요. 저는 의사직을 내려놓는 거만 해도 되게 힘들었어요. 창업보다도 이 결정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막상 이런 강력한 동기를 찾고 하다 보면, 실패해도 실패하고 있지만 뭔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만약 누가 다시 치과의사 하라고 하면,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 그렇게 살기 싫어! 그러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이렇게 하는 방법을 찾을래.’ 라고 대답했을 것 같아요. 그런 에너지, Grit , 열정, 끈기 이런 게 어디서 나오냐. 강력한 동기에요. 끈기는 동기에서 나와요. 이유가 생기면 인간은 그쪽으로 불나방처럼 달려가더라고요. 제 삶도 그랬고요. 돌아봤을 때,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강력한 동기를 가졌던 것이 정말 중요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우리 스스로에게 여유와 기회를.

그래서 더더욱 여러분들도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어야 해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열정을 갖고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자신한테 줘야 합니다. 아마 불안할 거예요. 친구들 보면서 왠지 인턴도 해야할 것 같고 나를 뭔가 준비시켜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 근데 그냥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세요. 시간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해서 이제 꿈을 꾸기 시작한 사람들은 절대 아무도 못 이겨요. 저 같은 경우에도, 매일 너무 힘들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실패해도 재미있어요. 여러분들도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린 3가지 방법으로요. 그럼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요. 그러면 이제 그걸 하면 돼요. 주변의 수많은 만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세요. 이 말들을 듣고 크리스마스 쯤이면 모두들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한 말들 잊지 말고 멈추지 말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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